수다닷컴

오늘에서야 조금 진정이 되었나봐요.
지난 2주동안 앉아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마음에 여유도 없었습니다.
불안했어요.

결혼 3년차. 혼자 있는시간이 많다보니 밥도 잘 안 챙겨먹고
낮에 자고 밤에 컴퓨터하고
운동도 안하고 이런 생활속에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급성간염을 앓았더라구요.
건강에 신경좀 써야지 하던 참이였어요.

나이지리아와 한국의 경기가 있었던 다음날
축구보느라 잠도 잘 못자고 식사를 거른채
사람많았던 지하철에서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고 손발에 땀이 났습니다.
순간 쓰러질것 같은 기분이 들어뛰쳐나왔어요.
좀처럼 마음이 진정이 안되더라고요. 갑자기 차로 꽉막힌 도로도 너무 무섭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너무 무섭고....제 정신이 아니였어요.ㅜㅜ제 스스로가 낯설었다니까요

신랑한테 전화걸었지만 금방은 못올것 같다고해서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갔어요.
맥박이 살짝 높았던거 말고는 정상이라고 해서 집을 왔습니다.
차타고 집에 오는 길에 모든 불빛이며 사람이며 지나다니는 차들이며 완전 무섭게 느껴졌어요.
당연 그날부터 불면증에 시달리기 시작했어요. 잠을 못자니 불안하고 불안하니 잠못자고
악순환의 반복이였지요. 3-4일 사이에 체중이 4kg가 빠졌어요.

그 순간 너무 놀라서 그런가보다 하고 몇일이 지났어요.
친구를 만나러 나갔는데 또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발에 힘이 빠지는것이
그분이 오실거 같은 느낌이였어요. 택시를 타고 곧장 집으로 왔습니다.

모르는게 약이라했던가요. 공부는 못했지만 얼핏 정신간호학에서 배웠던게 생각나서
정신간호학 책을 폈더니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증상이랑 너무 비슷한거에요.
너무 무서웠습니다. 제가 실습하면서 만났던 환자들도 생각나고....완전 몰입.ㅠㅠ
정신과를 찾았습니다. 이런저런 검사를 했어요. 뇌파 검사에서 생각이 많고 만성피로가 있다고
그래서 스트레스가 높다고 하더라고요.

꾸준히 선생님과 상담하고 운동도 시작하면서 증상이 자주 나타나지는 않지만
불안한 마음은 잔잔하게 계속남아있는거 같아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더니.ㅠㅠ

밥도 잘챙겨먹고 운동도하면서 건강 보살피면 괜찮아지겠죠?
선생님께약없이 이겨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제가 괜히 약 안 먹으면서 제몸을 혹사시키는건 아닐련지요.?
그리고 무섭긴 하지만 이번 주말에 자하철 타는것도 도전해보려고해요.
용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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